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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아해] SF소설 내안에 물고기를 읽고서

꿈꾸는 아해 2020. 12. 18.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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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꿈꾸는아해입니다.

오늘은 SF소설 '내안에 물고기'란 책을 소개합니다. 이 소설은 '페트로글리프'란 책 속의 단편 소설 중 한 권입니다. 이 책의 대략적인 내용은 난임에 대한 고통을 SF적인 스토리로 풀어쓴 소설입니다.

단편집 모음 중 내안에 물고기 (반야)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안에 물고기 저자는 반야, 그 뜻은 

비틀거리는 밤 한가운데 나뭇가지 사이에 나부끼는 그림자 영혼을 바라보며 느릿느릿 이쪽 어둠과 저쪽 어둠 사이를 걷는다

소책자로 나온 내안에 물고기

아내가 지인에게 받아온 내안에 물고기 아내의 권유로 오늘 읽어보았습니다.

가끔씩 아내가 한 권씩 읽어보라고 책을 권해주기도하는데 오늘은 나도 물고기 되기 전에 읽고 후기 남겨놓으라고 의미 심장한 말을 전달하였기에 바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책 줄거리와 읽으면서 내가 느낀 점 

첫 장부터 진 해리스의 '생명의 잃어버린 고리를 찾아서' 중 p12의 인용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그 내용은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한스 슈페만과 그의 제자 만골트가 발견한 형성체에 관한 내용입니다.

그리고 다음 페이지부터 난임으로 힘들어하는 아내 은선아와 그 남편 김준호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계속되는 야근으로 힘들게 일을 마치고 잠깐 쉬고 다시 출근 준비를 하는 남편에게 "여보, 여보" 하며 다급히 남편을 찾는 아내, 그에 놀라 아내가 가리킨 화장실에 가보니 뭔가 물고기 비슷한 게 있다고 말하는 아내. 그러나 화장실 변기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내는 물고기 비슷한 것이 있었다고 한다.

이에 남편은 5년 넘게 지속되는 시험관 시술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은 아내가 헛것을 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기까지 읽었는데 왜 아내가 나보고 읽어 보랄까 생각해보았다. 우리도 난임으로 몇 년째 함께 고생하고 있어 읽어보고 아내의 감정을 이해해 달라는 것일까? 생각을 접고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물고기가 보인 생리혈 사건 이후 또다시 시험관 시술을 하였고 한 달이 지나 아내가 또 남편을 찾는다. 이에 화장실에 가보니 변기 안에 뭔가 꿈틀거린다. 남편은 화장실서 비린 냄새를 맡고 속이 메스꺼운 상태로 아내에게 병원 가서 의사 선생님에게 물어보라고 하고 일을 하러 출근한다. 오랜만에 정시 퇴근 후 집에서 아내와 식사를 한 남편은 피곤하여 안방에 들어가는데 거기서 어항을 발견하고 그 안에 작은 생명체를 보게 된다.

여기까지 내용에서도 책의 제목처럼 저 생물체가 물고기구나 생각을 했다.

아내와 함께 자다 아내의 움직임에 깬 남편은 아내의 이상행동을 지켜본다. 아내는 자신의 손가락을 사혈기 바늘로 찔러 작은 물고기에게 먹인다.

이 부분에서 자신의 몸속에서 나온 생명체인 물고기를 애지중지하는 아내의 모습 속에서 남성이 모르는 모성애를 보여주는 것일까 생각해본다.

물고기에 대한 아내의 집착은 점점 커져간다. 그러다 새해가 되어 시댁에 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남편은 핑계를 대고 잠시 집으로 돌아와 물고기를 죽이고 다시 어항에 놓고서 아내와 함께 시댁으로 간다.

시댁에서도 물고기 걱정을 하며 멍하게 있던 아내는 시어머니에게 혼이 나고, 남편이 중간에 여차여차하여 해결하고 늦은 시간 집으로 돌아온다. 

집으로 돌아온 아내는 배를 위로한 체 어항 물 위에 떠서 죽어있는 물고기를 보고 좌절을 한다. 그 이후로 남편과 대화도 없이 며칠 째 잠만 자게 되는데 남편은 여느 때처럼 아내가 먼저 다가와 주겠거니 생각하고 일상을 보낸다.

이 부분에서 나는 '내안의 물고기' 속의 남편의 패턴과 나의 패턴의 비슷함을 느끼게 되었다. 이래서 아내가 나보고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한 거구나 깨닫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남편은 자다가 아내를 만지게 되었는데 아내는 엄청 아파한다. 그리고 남편은 자신이 아내를 만 진 부위가 멍이 든 것을 확인하고 놀랜다. 아내는 갈수록 말이 없어진다. 그리고 몸이 말랑말랑해진다.

아내가 너무 아파해서 남편은 따로 잠을 자기 시작하는데 어느 날부터인지 아내는 화장실 욕조에서 생활을 하게 된다.

여기까지 읽고 너무 무서웠다. 남편은 아내를 정말 잘 모르고 있구나. 나도 지금의 내 아내를 겉으로만 알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책의 스토리중 다년간의 시험관시술 중 남편과 아내는 한번 임신성공을 하지만 자궁외 임신으로 제거수술을 하는 내용이 있다. 우리도 비슷하게 시험과 첫번에 임신을 했었고 7~8주 사이에 태아의 심장을 뛰지 않아 제거 수술을 한 아픔이 있다.
그 아픔이 아내를 힘들게 하고 있음을 알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게 없다고 생각하는 모습에서 책 속의 남편과 내가 비슷하구나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지금의 아내에게 그때 나의 모습이 정말 미안했다고 다시 한번 전한다.

그렇게 아내는 물고기가 되어가고 있다. 어느 날 아내의 전화기로 전화가 걸려온다. 남편이 받아보니 어떤 남성이 아내의 상태에 대해서 물어본다. 그리고 아내가 위험하다고 하며, 집으로 앰뷸런스를 부르고 그도 찾아왔다.

그의 설명은 아내가 먼저 찾아와 연구 실험에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으며 위험성에 대해서도 언급하였지만 괜찮다고 동의 후 진행하였다고 설명한다. 그 연구란 것이 생명을 구성하는 요소가 있는데 그것을 물고기에서 채취하여 인간에게 이식하는 연구인 것이다. 그리고 그는 부작용에 대해서 언급하며 보상금 이야기도 남편에게 전한다.

마지막으로 가서 연구실의 수조로 옮겨진 물고기가 된 아내를 바라보며, 서로 달라진 것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 때문에 아내가 물고기로 변하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자신과 예전에 헤어졌다면 아내는 물고기가 아닌 인간으로 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늦음 깨달음이 무슨 소용이냐며 그곳을 빠져나온다.

이 SF소설 '내안에 물고기'를 읽으면서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한 남편의 모습들이 나 자신과 많이 비슷함을 느낀다.
나는 속마음을 숨기며 항상 좋은 것 괜찮은 것만 지향한다. 좋은 게 항상 좋은 것이 아니다.
때로는 아픔을 그대로 표현해야 할 때가 있다. 때로는 뒤늦은 후회가 인간 성장하게 하지만 때로는 아픔을 공감해주고, 받아들이고 인정해줘야 할 때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에게 발생했던 그 아픈 기억을 다시 끄집어 이렇게 글로 적고 있지만 아내는 어떨지 모르겠다.
아직도 그 아픔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

소책자 뒷면 - 어떤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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